내 속에 가을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엽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밤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가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 연기도 뻣뻣한 그림자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장을 끼고
가--을
-최영미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래도 지구는 돈다 - 갈릴레오의 딸/데이바 소벨 (0) | 2006.11.29 |
|---|---|
| 문화에 대한 아파두라이의 견해 (0) | 2006.11.28 |
| 째즈클럽 (0) | 2006.11.26 |
| 비열한 거리에 대한 보고서/디파티드 (0) | 2006.11.25 |
| 20세기 위대한 위인 -호치민 詩 (0) | 2006.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