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그리운 악마

체 게바라 2006. 12. 23. 09:39

 

 


그리운 악마 / 이수익


숨겨둔 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 단

축배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 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 시키는 여자,

악마같은 여자


   - 현대문학 (199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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