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시월의 마지막 밤에

체 게바라 2006. 10. 31. 11:46

 

 

시월의 마지막 밤에


마지막이란 말에 대해 민감한 감정을 갖게 된것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끝이 두렵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끝냄이라고 자신하던 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것도 두려워지고, 끝 또한 두렵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위로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라고

감미로운 시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계획하고 만든 추억이 어디 있겠는가마는..또한 그런 추억도

오래토록 기억하게 될까마는..

기억할 시월의 마지막 날을 언젠가 하나 만들어 놔야..

일 년에 한 번씩 지나가는 이날...아무도 몰래 비밀스러운 추억에

젖어보는 즐거움을 갖게 될테지..


 잔잔한 시월의 햇살이 서산너머로 자취를 감추고

이젠 뼈 속에서 바람이 나는 중년의 한가운데서

우리에게 과연 새로운 추억이 생겨나기나 할까 의문스러워진다.

뜨거워지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두꺼운 강철처럼

너무나 단단해진 마음이 달궈질 수나 있을 런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무모할수 있다는 그 젊음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이었는지..

눈앞을 지나가는 싱싱한 젊음이 한없이 이뻐 보이고,

나도 한때 저렇듯 활짝 피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스물스물 어둠이 밀려드는 마당에 서서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추억 속에 갇혀있을 내가 있기를 바래본다.

또한 먼 훗날의 내 추억 속에도


 생각만 해도 가슴 따뜻해지는 누군가가 자리 잡기를...

두꺼운 마음의 벽을 허물어줄, 그리고

따뜻하게 데워줄 누군가를...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사치로 가득한 얄팍한 감정의 소용돌이 아닌 낡은 구두처럼  익숙한,

서로에게 그러한 존재가 될 수 있는 낡은 옷을 헐값에 살 수 있기를,

시월의 찬가를 들으며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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