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파라다이스 웨딩홀에서 주희가 혼인한다고
진회 형님이 청첩장을 보냈다. 2년전 주승이와 만나게 한 장본인으로서 궨히 찹찹해졌다.
26일 저녁, 주희의 아버지 진회형님 집을 찾았다. 순남이 누님도 반가이 맞아주었다.
진회형님 왈,
"사존이 내 고등학교 동창이야. 가든할 때부터 찾아와서 막내 딸 자기를 달라고
사정도 자주했고, 사위될 친구를 몇 번 만나보니, 인간성이 그 정도면 평균 이상인
것 같았고, 주희 나이도 서른 한살이니 그냥 본인에게 맡겨 둘 수만도 없어서
부랴부랴 날짜를 잡았지. 동생한테는 미안하네. 주희가 동생이 소개한 사람과는 인연이
안될려고 했는지, 한 두번 만나고는 여타부타 말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않았어. 그후로
몇몇 사람들이 혼인 이야기를 꺼냈지만..."
주희에게 '행복하게 살라고, 늘 처음 마음처럼 살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말하고는 밀려드는
손님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며 서둘러 일어섰다. 집을 나서 어둠속으로 들어서며
'주승이 이놈 자식'이라며 주먹떡을 올려 부쳤다.
밤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중천에 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