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마지막 날 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스물너머 머리가 크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만, 新正을 세는 우리 집안이
어쩌면 친일파나, 친일 추종자 집안인 것같아 돌아가신 아버님께 여쭈어 본 적이 있지요.
아버님의 말씀이 저의 추측을 벗어나지 않았기에 크게 실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님 돌아가시고도 제사를 모시는 큰 형님께서는 아버님과 할아버지 때부터의
전통이라 舊正으로 변경하는 것에 역시 완강하셨고, 어쩌면 신정을 차례로 모시는 집안이
15% 정도의 소수라 이동에의 편리성이나 구정에는 오히려 이동의 불편없이 편히 쉴 수
있다는 현실적인 장점때문에 지금껏 모른척 간과하고 있는 저간의 사정이 있습니다.
제가 왜 뜬금없이 신년 차례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는가 궁금한 친구들이 있으시다면
어릴 적 시골에서 신정은 저희 집안만 지내고, 명절 분위기는 역시 친구들 대부분이
지내는 舊正에 대한 저 자신의 鄕愁나 컴플렉스라면 해명이 되실 거라고 짐작합니다.

사진은 부산에 도착할 때 쯤 서산에 해가 걸린 시간이라 낙동강 쪽으로 빠져
넘어가는 2006년의 석양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친구들 누구나 그렇하겠지만 사내 나이 50을 넘기니 한해 한해가 가고 오는 것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늘 아쉬움만 남기고 시위를 떠난 활처럼 달아나는 시간.
저 시간의 역사에서 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존재인지?
이런 저러한 터무니없고 의례적인 실존적 질문을 연말이면 자신에게 던집니다.
그렇다고 속 시원한 답변을 얻어 보았냐구요?
아닙니다. 그건 형이상학적인 철학과 사유의 영역이기에 작심삼일의 화두인,
말하자면 '새해엔 담배를 끊자' 같은 진부한 것들로 귀결되기 십상이고, 그것마저도
신년이 며칠 지나면 이내 잊혀 지게 되지요. 이런 제가 싫어서 연말이 되어 신정 차례가
끝나면 어떤 주제를 찾아 잠깐의 주제가 있는 여행을 하기로 작정한 것이 최근의 일입니다.
금년부터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다산초당을 중심으로 남도의 향기를 물씬 맡아보기로
정한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주제라 몇 년은 계속할 것 같습니다.
신년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목포를 거쳐 고창의 선운山 선운寺였습니다.

혹한과 설한의 겨울을 끝끝내 이겨
찬란한 생명의 봄을 맞이하는
저 선운山 도솔庵의 소나무처럼
2007년 丁亥年에도
친구들 모두 강건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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