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돈 맥글린의 빈센트 태우고 전조등을 앞세운 자동차
암청색 문이 안으로 밀리면 어둠의 벽과 바닥을 당기며 켜지는 등불
줄을 서서 다가오는 벽에 걸린 그림들 사이로 붉게 열리는 침대
태양보다 빛난 까마귀 날고 있는 밀밭이 환하게 커지다가
붉은 전시실 비늘을 덧 댄 루버 판자문이 열리면
앞으로 다가오는 어둠을 달고 있는 나무
작은 창 형광빛으로 반짝이는 도심의 건물 위로
무수히 가물거리다 흰 구름을 부르며 폭발하는 별
푸르게 열리는 눈부신 하늘의 창으로 들어와
시나브로 하늘과 땅위를 석양에 쌓여 구름으로 흐르던 시간이
하얗게 타오르면 땅으로 내려오는 안개
두 발로 밟고 있어도 이젤 사이를 소리 없이 지나 숲을 옆에 두고
언덕을 오르면 깊은 골짜기 떠오르는 또 하나의 해바라기
책갈피에서 마른 단풍이 부르는 바스러질 것 같은 기억
남다른 세상을 엿보는 가을이 거기에 또 찾아오고
늦은 밤 꿈틀거리며 숨쉬고 있는 대지의 창으로 다가오는 음악소리
우주 안에서 살아 숨쉬는 별에게로 망명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출처 : 돈 맥클린의 "Vincent"
글쓴이 : 곽옥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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