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지(暗默知)라는 표현이 있다. 자신은 좀처럼 의식할 수 없지만 무의식이나 몸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어도 어렴풋이 몸으로 알고 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수없이 많다.
암묵지와 형식지란 용어는 헝가리 출신의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의 조어이다. 암묵지(tacit knowledge)는 지식의 한 종류로서, 언어 등의 형식을 갖추어 표현될 수 없는, 경험과 학습에 의에 몸에 쌓인 지식이다. 암묵지가 형식을 갖추어 표현된 것을 형식지라고 한다. 암묵지는 "지식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배후에는 반드시 암시 차원의 "안다" 라는 차원이 있다 "는 것을 보여준 개념이다. 학습과 체험을 통해 개인에게 습득돼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의 지식을 뜻하며, 내재적 지식으로 개인 및 조직의 행태에 대한 관찰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획득될 수 있는 지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는 경우, 사람은 한 번 타는 법을 기억하면 세월을 거쳐도 타는 법을 잊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는데는 수많은 어려운 기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도 그러하다. 그리고 그것을 타인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은 곤란하다. 즉 사람의 신체는 명시적으로 의식화되어 있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복잡한 제어를 실행하는 과정이 항상 작동하고 있고, 그것이 자전거의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지식에서 인간적인 요인을 "자의적"으로 제거하려고 해도, 결코 그러한 조작으로는 환원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안다" 라고 하는 암시과정도 부정하게 되어, 결국 지식 그 자체를 파괴해버린다. "암묵지"를 단순히 "말로는 얻어지지 않는 지식"과 동일시하지만, 이것은 오해이다.
이 암묵지를 체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역시 독서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책을 읽다 보면 "맞아, 맞아. 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무릅을 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경험과 저자의 경험, 자신의 뇌와 저자의 뇌가 혼재해 있는 듯한 느낌이 바로 독서의 참 맛이다. 마치 자신이 쓴 문장처럼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수 있다면 그 독서는 분명 행복한 독서다.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치있는 삶 (0) | 2015.08.11 |
---|---|
섬말나리 꽃 (0) | 2015.08.10 |
친구에게 띄우는 편지 (0) | 2015.08.05 |
각자도생, 박근혜가 권하는 세상 (0) | 2015.08.04 |
어떻게 죽을 것인가 (0) | 2015.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