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창생 딸의 부음을 받았다.
22살, 산부인과 의사의 실수로 태반에서 나올 때의 충격으로
선천성 사지마비와 뇌성마비의 선고를 받았던 아이..
주위의 도움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아이..
작년부터 욕창이 심해져 그것이 결국 몸 속으로 퍼져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모양이다.
저녁나절 영안실을 찾은 나에게 친구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벌개진 눈으로 나를 맞았다.
기가막혀 있는 그에게 딱히 해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인생을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을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때가 아닐까?
스스로가 짊어맨 천형과도 같은 무거운 짐, 그것은 어느 누구도 덜어내 줄 수 없는 짐이며,
그 짐을 견디는 것도, 그 짐의 무게를 덜어내는 것도 자신이라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우리는 때때로 곁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워 하면서도
자기 고통 안에 깊게 칩거한 친구의 짐을 대신 들어주지 못한다.
어떤 위로의 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 빠져있는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선을 다해 그 상황을 극복해 내기 바란다는
안타까움을 전하는 일일 뿐임에도 나는 그의 친구일까?
그의 친구라는 속수무책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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