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2014년 7월17일 Facebook 이야기

체 게바라 2014. 7. 17. 15:39
  • 자선과 혁명의 차이

    「듣건대, 뉴욕 26번가와 브로드웨이의 교차로 한 귀퉁이에 겨울철이면 저녁마다 한 남자가 서서 모여드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행인들로부터 동냥을 받아 임시야간숙소를 마련해 준다고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야간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 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책을 읽는 친구여, 이 책을 내려놓지 마라. 몇 명의 사내들이 임시야간숙소를 얻고 바람은 하룻밤동안 그들을 비켜가고 그들에게 내리려던 눈은 길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으로는 이 세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착취의 시대가 짧아지지 않는다.

    -브레히트 <임시야간숙소> 전문

    베르톨르 브레히트(1898-1956)는 독일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29년 세계경제공황의 여파가 있은 지 이태 후인 1931년에 그가 쓴 시다. 거리에는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넘친다. 그들은 먹을 것은 물론 잠잘 곳도 없다. 인간을 동정할 줄 알고 자신을 헌신할 줄 아는 사람들은 이들이 안쓰러워 임시숙소를 만들어 재우고 밥을 먹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타적이고 감정적인 방식으로는 실업과 가난을 구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하도에 누워있는 부랑자들에게 도시락 몇 번 가져다주는 것 가지고는 부랑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사회복지제도 개선을 위한 정치투쟁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혁명을 꿈꾸는가?”라는 노래가 아마 민중가요 노래책이 있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혁명을 꿈꾸는 것 같지는 않다. 혁명된 세상이란 내 안에만 있지, 그 실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은유적인 표현으로 “나는 혁명을 꿈꾼다.”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솔직히 나는 혁명된 세상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