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라는 주제에 대해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한 고대 철학자들이 가장 경계한 것은 아무런 속박이 없는 상태가 자유라면 그러한 자유가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방종으로 귀착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드디어 우리의 존경하시는 가카께서 자기 자신마저도 햇갈리며 말도 탈도 많았던 '창조경제'의 정의와 실천 방법론에 대한 독해를 단(?) 1년여 만에 끝내시더니 성은이 망극한 말씀을 쏟아내고 있다. 그녀는 규제에 대해 우리가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라고 하면서 불타는 애국심, 나라 사랑하는 마음, 이어서 죽고사는 사생결단의 문제로까지 격상시켰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새해가 되자 왜 그녀가 입에 거품을 물고 규제완화를 거국적 담론으로 홀로 좌충우돌하는가를. 그녀는 다른 정책과는 달리 규제완화를 통해 정책의 성과물을 차기 정권에게 선물하지 않고 그 성과를 홀로 거두겠다는 이기심의 발로라는 것을. 그녀와 그녀의 똘마니들은 단순히 규제완화를 통해 정책적 재원의 투입이 없더라도 거저 얻을 경제적 이익을 성장율 1~2%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 그런데 과연 그럴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천년의 인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규제완화는 일단 자본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일이다. 투자를 기피하고 창고에 쌓아 놓기만 하는 자본의 민간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규제를 완화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은 필요하다. 허나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다시 합리적인 규제는 필수적인 것이다. 즉 자유로운 경쟁이라는 모토로 시장을 정글로 만들어버리면 크고 강한 놈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 시장으로 돌아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그래서 정부의 공정한 규제는 꼭 필요한 필수사항이다. 특히 그녀가 총대를 맨 규제와화의 구체적인 대상은 헬스케어라는 신수종 사업 분야인 것 같다. 그렇다면 누구 좋으라는 규제완화일까? 역시. 삼성과 현대다. 삼성은 이미 삼성병원이라는 메이저 병원과 이민화의 메디슨 그룹을 인수하여 의료 및 관련 산업에 대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현대 역시 아산병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국가 부채 문제와 민간 투자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공기업 민간 매각이라는 의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기대하는 것들이 미칠 후폭풍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일반 국민들에게 의료 민영화와 공공기관의 민영화는 결국 돈이 없으면 병원도 가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매각된 공공재의 요금 폭탄을 맞으라는 비정한 협박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사실 민간 투자나 공기업 민간매각의 수혜 대상은 자본, 그중에서도 돈을 쌓아두고 있는 사모펀드나 대기업뿐이다. 투자할 수 있다고 아무나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가 언제나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며 좋은 것은 아니다. 권력과 결탁하여 규제라는 고삐를 풀어버린 자본의 질주를 상상해보라! 끔찍한 일이다. 지금 박근혜의 관련 부처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한 협박은 결국 대기업과 사모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그 여파로 국민 대중은 경제적 부담과 공익이라는 정부 정책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소외 당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취임 초부터 세상을 아햇햇하게 만든 박근혜의 창조경제의 실체는 드디어 '규제와화'라는 것으로 맨얼굴을 드러냈다. 말도 안되는 가수 싸이니 스티브 잡스니, 김연아니 하면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업계의 스타를 예로 들면서 창조경제가 얼마나 품위있는 용어인지 친절하게 설명하더니 규제완화라는 것으로 귀결시킨다. 그러니까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신자유주의의 아류인 경쟁에서 승리한 한 사람에게만 부와 명예를 몰아서 주는 신자본주의였던 셈이다. 무식하게 설명하자면 한 놈에게 몰아주고 나머지는 모두 굶어 죽으라는 얘기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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