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겨울같은 휴일

체 게바라 2009. 11. 15. 23:38

 

 

토요일 오후부터 몰아친 기습 한파는 폭풍을 동반하여

체감 온도를 4~5도는 더 떨어지게 만들었다.

휴일의 정오가 넘었는데도 아파트 단지의 공터에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쩌다 단지의 길을 걷는 주민들도

목을 잔뜩 움츠린채 손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바삐 걸어가고 있었고,

다만 이리저리 쓸리는 낙엽들이 추운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두껍게 옷을 입고 2시경 밖으로 나오니 역시나 냉기가 온몸으로

달려들었다. 호암지를 도는 걷기 운동을 하려고 차의 시동을 걸다가

겨우 달랜 감기가 또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차에서 내려 단지의

헬스센터로 들어갔다. 30여분정도 트레드 머신을 걸으니 온몸에 더운

열기가 느껴졌다. 근력운동을 조금하다가 집으로 나와 뜨거운 반신욕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둘째 아이의 서울대 수시 1차 전형의

합격을 듣고 2차 전형의 논술때문에 토요일 서울로 아이를 데리고 다녀온

아내도 역시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큰 아이도 오전에 일찍 떠났고, 다시 집은

적막감으로 변했다. 얼마를 누워있었는지 눈을 뜨니 깜깜한 초저녁이었다.

11월의 둘째 주일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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