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외모, 상상 이상의 힘

체 게바라 2009. 10. 11. 18:20

 

외모는 돈이고 권력이다, 그 우울한 사실들

 

2004년 한 해에만 미국인 성인 280만명이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

전년 대비 25%증가한 수치다. 요즘 같은 외모의 무한 업그레이드 시대에

'보톡스 파티'도 유행한다. 10면 이상의 고객이 모이면 의사가 찾아가 집단시술을

해준다. 2006년 들어 지방흡입술, 유방확대, 눈꺼플 수술 등 시술에 미국인

1100만 명이 기꺼이 자기 지갑을 열었다. 총비용으로 약 120억 달러.

이 책에 실린 이런 정보는 우리에게 별로 낯설지가 않다. 외모지상주의,

즉 루키즘(lookism)은 한국을 포함해 지구 차원의 돌림병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다. "우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키, 몸무게와 얼굴의 대칭성,

차림새 등으로 평가받는다"(9쪽)는 점을 암묵적으로, 아니 노골적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모 업그레이드에 투자한다.

 

실제로 남녀 짝짓기 과정에서 외모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 전화

심리학자가 37개 문화권의 1만 명을 조사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남성의

목록에 여성의 외모라는 요인이 가장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이 조사의

결론이다. 또 있다. 놀랍게도 외모에 목숨을 거는 루키즘은 아름다움, 취향의

차원을 떠나 소득과 직결된다. 1958년 영국에서 태어난 1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득조사 추적이 그렇다. "남녀 모두 매력적이지 않다거나, 키가 작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은 중대한 소득상의 불이익을 당한다. 키 큰 남자는 임금의 특혜를

누리는 반면, 뚱뚱한 여성은 임금상의 불이익을 당한다."(117쪽)

 

8590명의 미국 성인들을 추적해봐도 남자 평균 신장(175cm)보다 2.5cm 더 큰

사람은 1년 연봉에서 평균 879달러를 더 벌었다. 엔지니어링, 컴퓨터프로그래밍

같은 사회성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직종에서도 결론은 요지부동이었다.

 

요즘 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책은 각종 통계자료를 들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겁나는 세상이다.

 

고든 팻쩌 지음/한창호 옮김/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