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총재 무하마드 유누스는 수상 연설에서 말한다. 우리가 꿈꾸지 않는 것은 절대로 이룰 수가 없는데, 아무리 갈망하고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터에 꿈조차 꾸지 않는다면 그 일은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고.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안타깝게도 이 세계의 진보주의자들은 가난한 이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는 고민하면서도 가난 없는 세상을 꿈꾸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난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가령 그런 것이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과는 달리 인문학은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가치의 세계를 돌아보게 한다. 그러므로 인문학은 나와 세계의 관계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르게 되므로 나로 하여금 삶의 목적인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지, 한 번밖에 없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실존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이런 실존적인 질문은 내가 삶에 대해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에서 나오는, 삶이 내게 던지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질문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삶이며, 우리는 회피할 수 없는 질문을 받는 자들이기 때문에 이런 맥락에서 산다는 것은 바로 질문을 받는 것이며, 삶이 던지는 구체적인 물음에 삶에 책임지고 답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가위, 삶의 매 순간 가야 할 길을 묻는 삶, 어려운 고비마다 길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삶,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 삶 자체가 길이 되는 삶이고 싶다. 지인들의 삶 또한 그런 삶이기를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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