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사회와 그 적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수는 “야만적인 근혜씨”라는 제목의 어제 한겨레신문 <세상읽기> 칼럼에서 박근혜정권 출범 1년을 평가하며 이들의 야만적 행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지적했다.
지난 1년을 “씨발됨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씨발적인 상태”라는 말보다 더 잘 요약할 수 있을까?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어떤 사람이기보다는 어떤 상태가” 되었다. 10·4 정상회담 회의록을 흔들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몇 달이나 내지르고, 원조 유신 검사 김기춘을 기용하고, 검찰총장을 찍어내고, 국회의원을 내란음모 사건으로 기소할 뿐 아니라 정당 해산마저 청구하고, 김용판에겐 무죄를 선고하고, 이석기에겐 12년을 선고하는 “씨발됨”을 보였다. 공약이란 공약은 죄다 내던지고 공유자산을 사유화하기 위한 민영화는 그것대로 끈기 있게 추진하면서 말이다.
며칠 전 강기훈씨가 23년 만에 유서대필 누명을 벗었다. 재심 판결 직후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검사와 재판부의 사과를 바랐다. 너무도 늦은 무죄 판결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고 남은 과제는 이들에게 사과를 받아내는 것뿐일까? 아니다. 박근혜 정부 아래 산다는 것은 국가기관의 선거부정에 대한 특검은 고사하고 국회 특위조차 유야무야된다는 것,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서의 검찰 쪽 엉터리 증인과 증거 위조에서 보듯이 지금도 강기훈씨 같은 사례들이 제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선이 없는 이 상태야말로 야만 혹은 “씨발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마디로 박근혜는 자신과 다른 이견을 말하는 자나 집단에 대해서 지극히 배타적, 공격적으로 대하고 심지어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석기 의원의 경우처럼 악마시하기까지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칼 포퍼가 적시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의 주장처럼 다르고 차이가 나는 타자와 소통하고 배려하며 차이를 극복하는 노력을 포기한 사회는 배타적 독선만이 지배하는 닫힌 사회, 쇠퇴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정권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한 침묵과 굴종에 상처를 입은 민중들의 자존감이 폭발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박근혜와 수하들은 국가의 주인인 민중들의 자존심에 더 이상의 상처를 주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