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와인 매니아들이 던지는 질문중 으뜸은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때 첫 손 꼽히는 와인이 로마네 콩티다. 로마네 콩티는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이름이자 최고의 와인을 의미하는 대먕사와 같다. 로마네 마을의 서쪽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언덕이 있는 한 가운데에 가로 세로 150m 정도의 로마네 콩티의 포도밭이 있다. 와인 애호가들이 성지 순례처럼 찾는 이곳에 갔을 때 누구라도 로마네 콩티라고 새겨진 담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전 세게에서 가장 좋은 와인이 생산되는 바로 그 포도밭에 왔다는 감흥을 떨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로마네 콩티는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이름이자 최고의 와인을 의미하는 대명사와도 같다.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는 줄여서 DRC라고 부른다. 보르도에서 샤토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부르고뉴에서는 규모가 작은 전문적인 생산자는 도멘, 규모가 큰 대형 생산자는 메종이라는 표현을 쓴다. DRC에 가면 언제나 빨간 대문이 굳게 닫혀 있다. 개인 방문객은 전혀 받지 않는다. 대부분은 DRC에서 지정해준 날 여러 명의 스케줄을 동시에 맞추어서 한꺼번에 견학을 하게 한다. 심지어 영어로는 설명을 해주지도 않아서 간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정도로 폐쇄적이지만 방문한 사람들은 받아들여준 것만 해도 고맙다는 분위기다. 와인이 익어가는 셀러 안으로 들어가면 응축된 장미향이 화려하게 피어오른다. 거기에 더해지는 농익은 체리와 향신료 향기들이 어우러진다. 다른 와인은 시음한 후 대개 뱉어버리지만 어느 누구도 로마네 콩티는 뱉지도, 남기지도 않는다. 로마네 콩티라는 이름만으로도 전문가들마저 압도해 버리는 것이다.
매년 평균 5,000병 가량 생산되는데, 작황에 따라 국내에는 30~40병 정도가 들어온다. 로마네 콩티 한 병만은 따로 팔지 않는다. 다른 와인들까지 포함해서 열두 병짜리 한 세트를 만들어서 판매한다. 로마네 콩티를 사려면 1,000만원대 중반의 거금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생산량이 워낙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금액을 들여도 구하기 힘든 와인이다. 피노 누아 100%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부르고뉴 와인의 최고봉. 그 이름이 바로 로마네 콩티인 것이다. 참조로 국내에는 2012년 6월 2010년산 로마네 콩티는 29병 한정으로 반입되어 한 병에 1,300만원에 낙찰되었다.
<신의 물방울>의 작가인 아기 다다시는 와인에 얽힌 이야기를 맛깔나게 푸는 사람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로마네 콩티를 마셔봤단다. 어찌나 황홀한 맛이던지 맛과 여운과 향기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극찬한 글을 썼다. 콩티를 마셔보지 못한 독자에게 염장을 지르던 그의 글은 말미에 가서 웬걸, 떫떠름한 심사를 밝힌다. 그 비싼 와인을 마시고 돌아올 때는 갈지자로 걸었더는 것이다. 그의 품평은 이렇게 끝난다. "백만 엔짜리 와인이나 천 엔짜리 와인이나 취하기는 매한가지였고 이것이 평등한 건지 불평등 한 건지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할 꺼리나 될까? 불평등한 술도 평등한 취기를 낳아야 공평한 것은 만고의 진리가 아닌가. 술이라면 이백에 뒤지지 않는 두보는 청탁을 가리지 않고 마셨다. 상하품 고루 마셔본 그가 갈지자로 걸으며 읊은 시가 있다. '시골집 낡은 동이 보고 비웃지 마소 거기에 술 거르며 아들 손자 다 키웠지 은주전자로 좋은 술 따를 때 부럽겠지만 취한 뒤 대뿌리에 걸려 자빠지기는 마찬가지' 두보 역시 자빠짐으로써 평등을 완수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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