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
독서에 관한 카프카의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이 말을 나는 좋아한다. 이 글은 실제로 부친 편지가 아니라 위압적인 아버지의 끈을 자르고 스스로 한 아버지가 되는 평범한 삶에 실패했다는 자전적인 글이었다. 그러나 좋은 책은 편견이나 선입견, 자만심 등 자신을 가두는 좁고 딱딱한 사고의 틀을 깨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세인들은 평한다. 더 나아가 남의 글을 단순히 읽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자신의 삶과 인생의 틀을 바꿀 교훈과 각성의 지침을 책을 통해서 찾으라는 말로 읽힌다.
카프카의 삶은 우리에게 불행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말라고 타이른다. 그는 불안과 공포와 시련의 고통속에서도 자신의 목표를 놓치지 않고 글을 썼다. 자아가 자아이기 위해 자아와 벌이는 싸움은 마침내 명작을 낳게 했다. 카프카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2시간의 삶이 2쪽의 글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던 작가였다. 어쩌면 인간의 불행 원인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에게 있을 것이다. 내 몸이 휘어져 있으니 그림자도 휘어져 있을 수 밖에 없다. 카프카는 '나 자신은 오로지 나 자신만을 닮아간다'고 했다. 지금 불행하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그것과 맞서라. 그놈도 언젠가는 지칠 때가 올 것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이 없는 것처럼, 바람이 언제나 같은 강도로 불지 않는 것처럼...
유태계 체코인으로서 카프카는 독일어로 작품활동을 했다. 그는 독일어 사용자로서 체코인도 아니었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태인으로서 보헤미아 독일인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보헤미아 태생으로서 오스트리아에도 속하지 않았다. 카프카는 영원히 아웃사이더였다. 가족 공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가족들 사이에서 누구보다도 더 낯설게 살았다. 개인적 공간 안에서도 그는 고독과 공동체의 경계지대에서 더 오래 살았다. 오히려 이 두세계 사이의 경계지대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카프카는 이곳에서 두 세계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이 경계지대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인습에 젖어있는 생존권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적 존재방식인 이른바 '아르키메데스의 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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