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좌 두 번째 강의를 제가 맡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1달 동안을 지식나누기 봉사에 덜컥 동의하고 이 막중한 책임에 지금 난 심히 쫄고 있습니다. 흐흐..
나는 우선 여러분들이 많은 책을 가까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치를 깨닫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직접 체험하는 방법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우리의 선배 세대가 겪고 깨달은 내용을 글을 통해 간접 체험하는 독서가 권장되는 것이다. 독서는 필요에 의한 선택적 요소가 아니라 평생의 습관이 되어야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우리 인간이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우리 인간은 질문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인간을 제외하고 그 어떤 種도 자신과 자신을 둘러 싼 세계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이 질문을 우리는 흔히 인문학이라 한다. 이런 질문의 대표적인 것에는 나는 누구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이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질문들을 들 수 있다.
인문학이란 이처럼 세상과 사물, 인간의 존재와 그 존재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대해 탐구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 질문의 자세는 사서의 대학 편에 나오는 격물치지라는 말로 상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야말로 앎을 추구하는 모든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 것이며, 평생 일관되게 유지하여야 할 태도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결국은 앎에 이른다는 말로써 질문하는 者, 앎을 깨우치고자 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인식론적 태도와 자세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격물치지야말로 앎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인문학이라 한다면 인문학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은 온전한 자아의 획득이라 하겠다. 온전한 자아란 막힘이 없다는 뜻이다. 막힘이 없다는 것은 나를 둘러 싼 공동체와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이루는 인문정신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남는다. 내가 생각하는 인문정신의 핵심은 바로 자유다. 따라서 인문학은 인간을 구속하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과 부자유로 옭아매는 것들에 대한 저항을 그 핵심 주제로 삼는다.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나의 정신이 자유로울 것은 물론이고, 나의 실체적 삶을 둘러싸고 규정하는 것들이 나의 자유를 구속하고 박탈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 나는 비로소 온전히 자유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게 바탕을 이룰 때 정치와 경제, 사회, 과학, 나아가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상품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가치는 더욱 고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