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가을,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지..

체 게바라 2011. 11. 15. 11:55

 

 

 

 

 

계절은 늦가을로 접어들었다.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이 짙어지자 나무들은 절정의 순간을 원색으로 물든 단풍으로 우리를 호사스럽게 눈요기 시키더니 이내 발가벗는다. 나는 나무들의 겨울나기가 우리에게 주는 뜻을 깊이 성찰해보아도 그 속내의 진실에 닿을 수 없어 괴로웠다. 추운 겨울을 나기위해 무릇 자연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대지에 돌려준다. 알몸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추워질수록 더 많이 껴입건만 그들은 오히려 훌훌 벗어버린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오히려 알몸이 되는 나무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온전히 자신을 있게 한 대지에 돌려준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부끄럽지 않은가? 그저 더 많이 소유하기위해 아둥바둥하고, 남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꼭꼭 숨기는 우리들은 한 번이라도 자신을 존재하게 한 주위와 공동체에게 무슨 기여를 했는가를..


단풍은 절대 사사롭지 않은 숭고한 자연이 우리 인간들에게 주는 큰 선물이다. 그런 인디언 섬머같은 일순간의 아름다운 풍경도 끝이 났다. 이젠 허허로운 겨울의 차거운 삭풍을 맞날 준비를 해야할 시기다. 남이섬의 은행나무 숲길의 단풍도 가을비와 바람이 데려갔다. 가을의 운치를 위해 서울 시내 구청의 청소차들이 모은 낙엽을 남이섬으로 가져 간다고 뉴스는 전한다. 감성도 낭만도 자리를 이동하는 시대가 되었다.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0) 2011.11.17
가을 깊숙한 곳에  (0) 2011.11.16
그립습니다  (0) 2011.11.14
최선  (0) 2011.11.13
개구리 효과  (0) 201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