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자기소외

체 게바라 2009. 10. 24. 13:15

 

 

인간소외란 인간이 자기의 본질을 상실하여 비인간적 상태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런데 이 현대인들의 소외는 자본주의의 본질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자본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같은 인간관계에도 내밀히 관찰하면 곧 하나의 가치인 경제적

가치로 바꾸어 계산하게 되는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기실 자본주의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개인의 이기심과 체계적인 이윤추구의

합법적 정당화에 있다. 허나 과거 어느 시기이건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를 제외하고

개인의 이기심과 이윤 추구가 이처럼 정당하게 인정받은 적이 결코 없었다.

어느 종교건 이기심은 지탄의 대상이었으며,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돈을 세어야 했다. 그런데 이들을 밝은 빛으로 끌어내어 그 몸에 홍포를 입히고,

그 머리에 황금관을 씌워준 것이 바로 자본주의였다. 탐욕, 곧 이기적인 이윤 추구를

사회적인 윤리로 받아들이고 확정한 것이 바로 근대 자본주의 정신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탐욕적이라는 것과 그것을 사회가 정당화한다는 것은 사실 전혀

다른 문제다. 인간의 본성이 설령 탐욕적이라 해도 사회는 그것을 마땅히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일찌기 거룩한 성인들과 위대한 철인들이 지하

감옥에 묶어놓았던 탐욕이라는 마성을 풀어놓은 것이다. 그러자 그 교활한 마성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이윤 추구라는 미명하에 인간의 모든 다양한 가치, 곧 사회적, 도덕적, 예술적,

종교적 가치까지도 오직 하나의 가치인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게끔 재빨리 바꾸어 버렸다.

그 결과 자본주의 시회에서는 모든 인간관계, 심지어 가족관계마저도 경제적 가치에 의해

좌우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칼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이렇게 썼다.

 

부르주아는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일을 수행했다. 부르주아는 (....) 적나라한 이해관계,

냉정한 현금계산 외에는 그 어느 것도 남겨주지 않았다. 또한 종교적 열광, 기사도의 열광,

속물적 감상주의 등의 성스러운 황홀경을 이해타산이라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속에

내동댕이쳐버렸다. 인격의 가치를 교환의 가치로 해소시켜버렸고,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했던 무수한 자유를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단 하나의 상업적 자유로

바꾸어버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르주아는 종교와 정치라는 환상적 장막으로 가려진

착취를 공공연하고, 파렴치하고, 노골적이며, 직접적이고 가혹한 착취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부르주아지는 지금까지 존경스럽고 경외스러운 마음으로 보아오던 모든 직업에서도 신성한

후광을 걷어버렸다. 의사도, 법률가도, 성직자도, 시인도, 학자도 그들이 고용하는 임금

노동자로 바꿔버렸다. 부르주아지는 가족관계 위에 드리워진 그 감동적인 포장을 찢어버리고

그것을 순전히 금전관계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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