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체 게바라 2008. 2. 22. 10:51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 안도현詩, '우리가 눈발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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