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사막에서 영양을 쫓던 평범한 사나이 모스는 우연히 유혈이 낭자한 총격전의 현장을
발견한다. 참혹한 시체들, 다량의 마약, 200만 달러가 넘는 현금, 그리고 물을 찾는
중상의 생존자. 모스는 돈이 든 가방을 챙겨 그곳을 떠난다. 하지만 생존자를 외면한
것이 마음에 남았던 모스는 그날 밤 물병을 가지고 다시 현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마약은 사라지고 생존자는 누군가의 총격으로 살해되었으며, 그를 기다리는 것은
미지의 추적자들이다. 이제 지극히 평범했던 모스의 삶은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는 도망과 총격전, 음모와 살인 속으로 던져진다.>
두 시간 이상 가슴 졸이며 몰입했다. 엔딩 자막과 함께 들리는 조용한 음악소리,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오면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한다.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음악이
나오지 않았구나.’ 올해의 최고 화제작으로 꼽히는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형제의
서스펜스 스릴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히치콕도 결코 만들지 못한 최고의 서스펜스’라는 찬사 속에 올해 아카데미
최다(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파고’로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코엔 형제는 최근
이 작품으로 골든 글로브에 이어 미국 감독조합상과 배우조합상까지 휩쓸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 연출이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연기,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가장 인상적인 역은 살인청부업자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 그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를 능가할 만큼 결코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악역 캐릭터다.
돈가방을 갖고 튄 카우보이 모스(조스 브롤린)를 뒤쫓는 그는 웃는 얼굴 하나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머리에 구멍을 내는 산소통 무기도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본 사이코는 진짜 사이코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것은이 영화가 ‘오랫만에 걸작이라고 불리울 만한 작품을 만났다’(뉴욕포스트)는
평가까지 받은 잘 만들어진 서스펜스 이상의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 전쟁 직후 가치관의 혼란으로 휘청거리는 미국 사회의 그림자가 영화 전체에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안톤 시거가 자신의 원칙(?)인 ‘동전 던지기’로 사람을 죽일지 살릴지를 결정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어찌됐든 ‘원칙은 원칙이 아니냐’고 이 영화는 냉소적으로 되묻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늙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이 옛 이야기를 하는 에필로그
장면은 ‘노인(약자)’들은 살아남을 수 없는 정글‘이 되어버린 미국은 물론 우리 주위의
노인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단 한 번의 기회 앞에 선 남자에게 ‘모든 행운에는 피의 대가가 뒤 따른다’는 메시지가
영화관을 나서는 나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다.
^^^뒷담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하비에르 바르뎀)과 각색상을 받는 등
주요 상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번번히 감독상에 고배를 마신 코엔형제의 수상에 박수를..
덧붙여 코맥 매카시의 원작 소설의 제목으로 인용된 '예이츠'의 詩 '비잔티움으로의 항해'를
감상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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