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고향이 타향보다 낯설 때가 있습니다.

체 게바라 2008. 2. 6. 02:40

 

 

철부지 시절이 지나고 고향을 떠나  도시의 새로 편입하는 기층민으로

그렇게 스스로 타관생활을 자처해야 했던 우리들 젊은 날...

세상을 말똥구리들 처럼 구르며 살다가 문득, 고향이 그리워 질때가 있지요.

뿌리없이 허공을 헤매다가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찾아 기어이 자식을 낳고

죽어가는 연어의 일생처럼 불현듯 내가 태어나고 벌거숭이로 자랐던

고향이, 그 시절의 동무들이, 이야기 가득한 추억의 교정이, 개천이,

그리고 철마다 다른 색깔로 우리를 반기던 들과 산과 남한강변이

달려가면 두손으로 마중나와 반길 것같은 설레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비극적인 삶을 마감해야하는 연어들의 고향처럼, 귀향처럼

우리들 고향은 그저 낯설기만 합니다. 몹시도 생경스럽게 바뀌어진, 없어져버린

모습으로 저기 호수물에 잠긴 내 고향은 나를 무척이나 난처하게 만듭니다.

그런 구정을 올해도 어김없이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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