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가문의 영광은 계속되어야 한다. <박근혜의 존재 방식에 대하여>

체 게바라 2016. 2. 27. 16:29





가문의 영광은 계속되어야 한다. <박근혜의 존재 방식에 대하여>


박근혜의 사고방식은 매우 단선적이다. 이것과 저것이 연결이 안 된다. 앞뒤가 맞지 않고 좌우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말을 맞추자니 뒷이야기가 걸리고 뒷이야기를 설명하려 하면 앞의 말이 걸림돌이다. 그래서 그녀의 레토릭은 길게 가지 못하고 동어반복과 중언부언의 연속이며, 부연 설명이 있을 수 없다. 형용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집권자로서 박근혜가 걸어온 길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박근혜의 주변에서 총애를 받는 측근이라는 것들의 존재 방식은 하나같이 소유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만 존재한다. 즉, 청와대 비서들이건, 행정부의 국무총리이하 각부 장관들이건, 새누리 당이건 그들은 하나같이 “공주님, 어서 저를 소유해주세요.”라고 애원하며 박근혜의 소유를 고대하는 대상인 예스맨들일 뿐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권력으로서의 박근혜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고 박근혜에게 소유 당함으...로써 존재하는 대상들이며, 또한 그것을 지향할 때 비로소 자신들의 존재가 의미를 갖는 것이다. 박근혜는 자신의 소유 방식에 대해 이견을 말하는 자에 대해서는(다시 말해 자신의 소유 대상에서 독립하려는 자들에 대해서) 불같이 화를 내며, 배신자 딱지를 붙이고 다시는 찾지 않았다. 복지를 위한 세수 증세 안에 대해 말했던 유승민이 그랬고, 경제민주화를 고집했던 이혜훈이 그랬으며, 이명박의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한 김무성이 그랬다.


문제는 자신이 임명한 자들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황교안은 자신이 국무총리를, 장관들 역시 자신이, 국회의원들 역시 자신이 자리를 하사한 것이다. 내가 너희를 발탁했으므로 너희들은 나의 소유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박근혜의 지명 공무직에 대한 인식이다. 이들과 달리 자신의 소유 방식과 맞지 않는 혹은 자신이 소유할 수 없는 야당과 시민단체,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단체나 개인은 상생이나 협상, 타협의 대상은 고사하고 모두 박근혜와는 갈등의 대상, 아예 상대하지 않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다수의 민중들은 그런 대상으로서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국민과 국가는 그녀의 동어반복과 중언부언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지 그 실체가 불분명한, 자신이 임명한 자들과는 달리 간접적인 소유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박근혜의 이런 거침없는 폭주기관차 같은 권력 놀음의 기반은 박정희, 육영수에 의해 다져진 후광과 이명박의 종편 등 미디어 악법의 통과로 날개를 달았다. 오죽하면 박근혜가 나라를 팔아먹어도 45%는 그녀를 지지한다는 자조의 목소리에 반론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박근혜에게 소유받기를 원하는 자는 모두 '공주의 국민'이 된다.


그런 점에서 아직도(?) 2년여를 남긴 폭주의 권력 화신인 박근혜가 집권 후반기와 퇴임 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지를 상상해보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 하겠다. 그녀는 지금껏 자신이 해온 프레임에서 반발자국도 물러서거나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총선의 경쟁 지형은 그녀가 욕심을 부리는 의회 권력의 지배라는 이름도 이상한 국회정상화법으로의 개정이 가능한 180석을 넘어 개헌도 가능한 200석의 석권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잖아도 분열된 야당의 난타전이 그녀를 도와주고 있으니 어쩌면 상상하기도 싫은 가문의 영광(?)이 지속되는 악몽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가 기대하는 향후 존재의 방식, 그것은 우리 민중들에게 참혹한 비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