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주는 문화적 쾌감 - 서안2
나는 어떤 거리를 걷고 싶은가? 나는 이벤트 밀도가 높은 곳을 걷고 싶고, 공간의 속도가 낮은 곳을 걷고 싶다. 이벤트 밀도란 어느 곳을 걸을 때 낯선 경험을 하는 빈도라고 하는데 작은 건물들과 아기자기한 가게, 모퉁이의 골목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대표적인 곳은 재래시장이나, 서로 다른 한옥들이 올망졸망한 북촌이나, 서촌, 오래된 낡은 동네등이 대표적이며 박물관 역시 이에 속한다.
병마용갱, 직접 눈으로 꼭 확인하고 싶었던 곳이다. 찹쌀을 끓인 찹쌀반죽에 고운 황토를 손수 손으로 이겨서 만든 약 8000여명의 사람. 틀에 넣어 찍어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똑같은 표정이 하나도 없는 병사와 말, 관리들. 그는 불멸을 꿈꾸었으나 불멸을 살지 못했다. 그 덕분에 2000여년 전의 문화와 역사를 현대에 고스란히 전승할 수 있었다는 이 아이러니가 지금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진시황이 후대에 남긴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전국의 지방 조직을 나눠 중앙에서 태수를 파견하여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를 갖추었고, 법률, 문자, 도량형과 도로망과 운하를 개척하였고, 북방에는 흉노의 침입에 대비하는 만리장성을 축조하였다. 시황제는 확실히 위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제국을 강화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데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의 전제적인 지배와 가혹한 형벌은 법가사상에 대한 자신의 신념에서 나온 것이었다.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전통적인 역사서에서 분서갱유 등 급격한 제국 통치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일으킨 끊이지 않았던 토벌 전쟁으로 그를 악하고 비도덕적이며 교양없고 미신적인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그가 남긴 정권의 시스템은 한, 수, 당, 명, 청 제국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록 그의 불멸의 의지는 꺽였지만 그로 인해 불멸의 역사적 유물이 현재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는 불별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의 무덤 규모는 51.8Km2, 가로*세로 약 7.2Km다. 즉, 무덤의 경계가 28,8Km니 무덤을 한바퀴 돌려면 70리 길이 넘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