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삶

인간은 왜 단순히 존재하기만 하는 것은 공허하고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지 그 원인을 이해하고 싶었다. 삶이 가치 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나에게 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요즈음의 내 화두가 이것이었다. 

 

이런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 이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해보았다. 반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어느 정도의 맥락이 잡히기 시작했다. 인간은 개인적 존재를 넘어서는 어떤 대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놀아운 것은 심리학적으로 이것은 우리 인간 본연의 욕구라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대의란 무엇인가? 그것에 인간이 어떤 대의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할 수 있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할 때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헌신에는 희생과 고통이 따른다. 사실 죽으면 자신이라는 존재가 사라지기 때문에 자기희생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에게 그런 측면에서 대의에 충성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대의의 실천이 필연적으로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넘어서는 대의를 위해서 헌신할 강렬한 욕구를 갖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간은 생존만을 위한 존재로서 덧없고, 변덕스럽고, 그저 이기적이고 만족을 모르며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 추락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에게 결국 실망과 회한과 허망을 안겨줄 뿐이다. 심리학자들은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중 마지막 자아실현의 단계보다 더 상위의 초월 단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 초월 단계는 이타적인 가치로서 다른 존재가 잠재력을 성취하도록 돕고자 하는 욕구가 그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