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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어 나 스스로 나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한가?

체 게바라 2015. 5. 28. 11:16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어 나 스스로 나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한가?

 

참으로 쉽고 어려운 자문이다. 이 자문의 출발은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의 총합이란 남들이 전해준 이론이나 이념이 아니냐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것은 지금의 내가 진짜 나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연속선상이기도 했으며, 이 말은 달리 표현한다면 내가 지금 사회나 타자로부터 부여된 것을 행하는 행위의 단지 수행자가 아니라 행위의 생산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제는 이 나이가 되도록 사회적으로 준용되는 제도에 익숙해지도록 훈련된 나는 다시 말해 지켜야하는 가치와 기준을 사회로부터 정해진 규율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행위의 수행자로서의 역할에 익숙할 뿐, 내가 직접 사회적 행위의 생산자로 등장하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과 생경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아예 그런 의지 자체를 발동할 용기조차 없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지금까지 타자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박제화된 관념과 이론에 종속된 팔로워일 뿐이었다. 허나 내가 부딪히는 지금 이 순간은 단지 정지되어 있는 관념의 세계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는, 새로운 행위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생의 현장이라는 사실이었으며 이론이나 관념이란 바로 이 행위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의 결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해석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내던져진 이 세계에서 겪어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념이나 관념이 아니라 사건이고 행위이자 감각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행위가 일어나는 나의 일상의 세계는 우리로 살아가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진 관념의 세계가 아니라 적극적인 나로 살아가는 것에, 다시 말해 나 자신만의 고유한 활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 나 자신만의 고유한 활동성과, 나 자신만의 고유한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행위하는 사건으로 추동시킬 수 있느냐가 바로 이 철학적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이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세상이 어제와 다른 건강한 세상이 되고자 한다면 각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생명력을 발휘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사회란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욕망하고 표현하는 사회가 아닐까? 이를 인식하고 확인해가는 여정이 앞으로 남은 내 삶이기를 진정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