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울지 마라

체 게바라 2014. 11. 8. 00:50

 

            울지 마라

 

"한두 번 넘어졌다고 해서 울 일 아니다.

가지하나 잃었다고 눈물짓는 나무는 없다.

 

강이 멀다하여 울 일 아니다.

연어는 수만 리 강물을 거슬러 안식에 이른다.

 

오르막이 가파르다 하여 울 일 아니다.

주목은 수백 년의 음지를 견디어 천 년을 산다.

 

더러 진흙탕길 위에 있을지 라도 울 일 아니다.

수련은 그 곳에서도 고운 꽃을 피운다.

 

내 꽃이 아직 피지 않았다 해도 울 일 아니다.

2천 년을 기다려 꽃을 피운 오가연꽃도 있지 않은가.

 

울지 마라.

부러지고 꺾어진 자리에서도 새 살은 돋고

떨어져 흙이 되는 것도 있어야

그 삶이 더 푸르다."

 

        김용규 [숲에게 길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