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2014년 8월11일 Facebook 첫 번째 이야기

체 게바라 2014. 8. 11. 00:04
  •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 필립 뚜생의 ‘욕조’에 이런 글이 있었다. 비를 바라보는 첫 번째는 시선을 공간의 한 지점에 고정시키고 선택한 지점에 떨어지는 빗물의 연속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정신적으로 편안하나 운동의 목적성에 관한 어떠한 개념도 제공하지 않는다. 좀 더 시각의 유연성을 요하는 두 번째 방식은 한 번에 한 방울의 낙하를 시야에 들어왔을 때부터 땅 위에서 사라질 때까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록 겉으로 보기엔 순간적이지만 운동이 본격적으로 부동성에 수렴하며, 따라서 가끔은 완만한 듯 하지만 운동은 물체를 계속하여 죽음, 즉 부동성으로 이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 저녁을 먹은 후 아내 손을 잡고, 테라스에 젤라늄 꽃이 피어있는 까페의 창가 의자로 가서 앉아, 시각의 유연성을 요하는 두 번째 방식으로 빗방울을 바라보겠다는 상상을 했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볼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행복감으로 가득하다. 저녁 대보명가의 약선요리를 먹고 나오자 소나기가 내렸다. 얼마후 언제그랬냐는 듯 보름달(백중의)이 뭉실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