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담배 연기처럼

체 게바라 2014. 1. 20. 17:14

 

 

        담배 연기처럼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다 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사랑해 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했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매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다 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시인  신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