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아마도,
체 게바라
2013. 12. 13. 22:56
당신은 아마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노사모 막내였던 맥맨의 연락을 받고 급히 진눈깨비가 날리는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니 원주에서 넘어온 당신은 백여명 남짓의 지지자에 둘러싸여 있었다. 시간 계획이 여의치 않아서였던지 유세단은 연설단을 만들지 않고 있었다. 맥맨에게 물으니 바로 저녁 청주 유세 일정때문에 떠나야한다고 했다. 그때 당신이 차에 오르기 전 공터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불현듯 당신에게 무엇이라도 건네주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일어났다. 주머니를 뒤지니 목캔디 서너개가 쥐어졌다. 손을 잡으며 목캔디를 당신의 손에 건넸다. "노짱! 반드시, 반드시 당선되셔야 합니다!!" 눈이 점차 굵어지기 시작했다. 유세단 차량에 오른 그를 향해 모두들 "노무현! 대통령!!"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차가 보이지 않을때 까지, 열정의 기쁨이 주먹을 쥔 손까지 전달되어 손이 추위에 얼얼해진 것도 모르고.
당신은 모를 것이다. 이제 그 기억은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닌 때가 되었다 해도 나는 그 기억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것을.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오늘 노무현재단에서 사람사는 세상 소식지와 2014년 탁상 칼렌더가 도착했다. 다시 1년을 당신을 기억하며 그리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