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군중의 일부로 살 것인가? 온전한 나로 살 것인가?

체 게바라 2013. 6. 25. 23:58

 

 

인간은 집단의 구성원이어야만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난다. 군중이라는 집단의 시선으로 볼 때, 집단이라는 범주로 포섭되지 않은, 혹은 집단과의 기계적 동일화를 거부한 개인은 위험한 존재이다. 집단의 속성인 집단 정체성에 투항하지 않는 탈군중화 된 개인의 존재는 집단의 입장에서는 여간 성가신 존재가 아니다.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그가 어떠한 발언과 행동으로 집단의 관습과 규칙과 평화를 뒤흔들지 모르는 모호성 때문이다.

 

그러나 군중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은 얼마나 허망한가?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옷을 입고, 다른 사람이 마시는 음료를 마시고, 다른 사람이 사는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애쓴다. 그것은 불행의 지름길로 달려가는 한심한 짓이다. 그들은 일요일에도 쉴 줄을 모른다. 휴일을 특별하고 편안하고 고요하고 나만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날로 누릴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그리고 군중에는 정작 중요한 내가 없다. 남의 시선과 규준에 맞추어 삶을 사는 사람의 생활에는 자기가 없는 대신에 그 빈자리를 불안과 불평이 차지한다. 이렇게 현대 사회는 주어가 존재하지 않거나 특별하게 필요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군중의 일부분이 된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활달하고 발랄하게 뭔가를 기획하고 거기에 온몸을 투신해본 적이 없다. 그들은 황금빛 모래사장에 입맞추고 물소들이 나른하게 햇볕을 쬐고 있는 해변을 혼자 걸으며 고독한 방랑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창문을 열어놓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가까운 호수를 찾아가 찰랑이는 물결에 눈길을 주는 것조차 귀찮아한다. 그러면서 일요일에도 고작해야 텔레비젼 시청으로 소일하거나 낮잠, 또는 인터넷에 중독되어 산다. 군중의 일부로 산다는 것은 그런 볼품없고 병든 삶을 아무 반성없이 사는 것이다.

 

불행은 나쁜 관습의 축적물이다. 군중의 일부로 살지 않으려면 뚜렷한 주관과 주체성을 길러야 한다. 자기에게 필요한 덕목들을 배우고 좋은 책들을 구해 열심히 읽고, 깊이 사색하는 법을 익히고, 무리에 기대지 않는 독립적인 선택과 행동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만 생명의 충일감을 느끼는 삶을 살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