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2013년 4월26일 Facebook 이야기
체 게바라
2013. 4. 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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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민들이 왜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는가? 그것은 이 감옥에 엄청난 무기가 숨겨져 있었고, 이 무기가 없었던들 프랑스혁명은 실패했으리라는 것이 사회비평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리고 혁명에 도화선을 당긴 민중들의 분노와 저항은 어디로부터 연유했을까? 1789년 영국 여행가 아서 영은 이렇게 기록했다. '팔레루아얄에 있는 커피점들은 대단한 볼거리들을 선사했고, 연사들의 즉석 연설을 들으려는 관중들로 커피점 안팍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현 정부에 반대하는 과격한 발언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1789년 7월 12일, 카미유 데물랭(1760~1794)이 커피점 탁자 위로 뛰어올라가 군중을 향해 귀족에 대항해 무장하라고 촉구한 곳도 바로 팔레루아얄에 있는 카페였다. 이런 일이야 전에도 수없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카페에 있던 사람들은 혁명은 어떤 색을 띠어야 가장 바람직하겠는가를 놓고 토론을 벌인 끝에(부흥을 위한 녹색? 아니면 피를 부르는 붉은 색?) 실제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 프랑스 군주제를 뒤엎었고, 어쩌다보니 정부를 끝장내는 결과까지 가져왔다.
당시 일부 사회비평가들은 커피를 계몽운동과 유럽 최초의 민주혁명을 동시에 촉발한 자극제로 묘사했다. 미슐레는 이렇게 기록했다. '이 돌발적인 사건을 촉발한 공로는 새로운 풍습을 만들고 인간의 기질까지 개조한 위대한 사건, 다시 말해 커피의 출현에도 일부 돌아가야 하며.......... 커피의 출현은 진실이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역사학자인 나르시스 아실 살방디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어떤 정부도 카페에 모인 사람들의 정서를 거역할 수 없었다. 혁명이 일어난 까닭은 바로 그들이 혁명을 지지했기 때문이며, 나폴레옹이 군림햇던 이유는 그들이 영광을 원했기 때문이다.' 커피와 카페가 혁명에 끼친 영향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1800년대 후반의 파리코민, 1960년대의 68혁명 역시 카페가 그 진원지로 알려졌다.
오늘날 프랑스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소화제처럼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이유나, 프랑스 커피 맛이 말할 수 없이 지독한 이유 역시 독특하다. 프랑스 커피는 원두부터 다르다. 프랑스 사람은 유럽에서 생산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50%를 소비한다. 로브스타는 질이 낮지만 카페인 함량은 매우 높다. 카페인은 근육경련을 일으켜 '막힌 것을 뚫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특징은 프랑스식 로스터 방식으로 더욱 강화되는데, 원두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까맣게 태워서 탄소와 기름기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그것이다. 탄소는 위에 들어가 가스를 흡수해 소화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지방과 기름은 배변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볼테르는 카페에서 구상을 한 뒤에 '철학사전'에서 커피가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 대해 한 단원을 통째로 할애할 정도였다. 또한 카페의 웨이터(바리스타)들은 백과사전의 기능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유명 철학자나 지식인들이 카페에 오면 그들의 대화와 토론을 듣거나 기록했다가 이를 전파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지위는 어떤 점에서는 지금도 상당하다. 해마다 파리에는 카페 웨이터들이 지금도 카페프림이 놓인 쟁반을 들고 100미터를 누가 가장 빨리 달리는지 경연을 벌인다. 이는 파리 시민들이 좀처럼 거부할 수 없는 오락거리이다.
폴 베를렌과 아르투르 랭보는 '카페 라 모르'의 단골이었고, '카페 플로르'에는 사르트르, 까뮈 같은 실존주의자들이, '카페 리프'와 '라 쿠폴'에는 미국인이, '르 라팽 아질'에는 피카소 같은 입체파가, '로통드'에는 다다이스트 기욤 아폴리네르와 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부르통이 자주 들렀다. '르 카페 데 앵코에랑'에는 '앵코에랑(논리가 일관되지 않는이라는)이라 불리우는 그룹까지 있었다. 알렉상드르 샨느와 앙리 뮈르제르는 '커피 데카당스'에 관한 글을 전문적으로 발표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카페 모뮈'의 주인은 "우리 종업원들은 다른 사람의 대화를 들어주느라 생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바보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들이 바로 이 카페에서 혁명을 이야기하고, 혁명을 이끌어내었던 것이다. 이렇듯 카페는 에스프레소는 프랑스 사람, 파리지앵들의 살아있는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