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부디 신의 가호가

체 게바라 2013. 1. 25. 12:43

 

 

어쩐지 박근혜 새정권의 속성은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고 국민을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분법으로 갈랐던 이명박의 용감함(?)을 탈피하여 100% 국민 행복시대라는 예외 없음의 레토릭으로 포장한 보편주의의 겉껍질을 벗기면 이명박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는 자신들만의 상대주의적 완고함이 숨어있을 것같은 불안감이 든다.

상대주의는 인간은 상호간에 차이와 다름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승인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차이와 다름은 보편주의가 추구하는 집단적인 가치의 맹점을 메우고 개인적 자유와 권리를 용인한다는 미덕과 보편주의가 빠뜨리기 쉬운 차이의 권리를 보증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못내 소중하다.

이명박은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나쁜 상대주의적 정권이었다고 기록될 것이다. 그들은 국민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었다. 자신의 정책이나 정체성에 반대하는 진영과 사람들을 그들로 분리하였고, 자신과 친밀도가 높은 지역과 집단과 연고주의에 입각하여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였으며, 소위 우리와 그들간에 발생하는 다름과 차이의 간극을 배려와 소통으로 메우지 않고, 오히려 다름과 차이를 특권화하고, 보편적 가치를 포기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그들과의 소통을 아예 단절한 것에서 더 나아가 배제를 부추키는 역사적 반동을 자행했다.

이명박 정권처럼 노골적이고 부정적인 상대주의는 그들이 화해와 통합의 기본원리인 상호존중과 배려의 정신인  톨레랑스를 포기한 그악스러운 집단이었다는 사실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이명박은 서로 다르고 차이나는 차이의 권리를 교묘하게 권리의 차등으로, 즉 자신의 반대 진영에게 배타적 권리의 차이로 노골화 시켰고, 우리는 이것에 그저 속수무책이었다. 이렇게 이명박의 부정적 상대주의에는 온통 전체주의적 냄새로 진동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은 기대난망의 새로운 이명박 시즌2 정권인가? 아니면 보편주의와 건강한 상대주의가 열려있는 그런대로 기대해도 좋을 정권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부디 신의 가호가 이 나라와 국민에게 내려지기만을 그저 고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