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연탄 한 장/안도현

체 게바라 2012. 7. 10. 09:13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것

 

방구들 선들선들 해지는 날부터 이듬해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은 것은

연탄차가 부릉 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 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믺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시 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