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체 게바라 2010. 12. 10. 13:24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에 연결돼 있어도
비어 있어야 수레가 된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어도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창과 문을 내어 방을 만들어도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그런 고로
사물의 존재는 비어있음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다.

 

 

나는 또 감사한다


나는 또 감사한다.
돌아오지 않는 날의 끝자락을
물들이는 노을에, 그 저녁 구름에,
어둠이 내리기 전 잠시 다시 환하게 반조하며
아이들의 얼굴을 더욱 붉게 비추는 석양에,
우리는 얼마나 말하기 어려운 감동을 가지고
들녘에 서서 노을이 사라지기까지
하늘을 지켜보고 서 있었던가.


- 전택원의《마음에 이슬 하나》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