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여로
시민광장 지역별 오프모임이 청주에서 있었다. 저녁 6시 40분경 충주역에서
에르네스트(진호)를 만나 퇴근길의 36번 도로를 달렸다. 차 안에서 전에
내가 읽어보라고 권한 노암 촘스키의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하여'의
내용에 대하여 대화를 이어갔다. 미국의 행동하는 지성, 미국 보수집단의 표적이며
최근 우리나라의 국방부에서 노암 촘스키의 저서를 금서로 지정하는 바람에 노암의
항의를 받았고, 국내의 출판단체와 언론단체에서도 항의를 받았던 미국의 치부에 대하여
강경하게 지적하고 비판하는 학자인 노암은 미국의 살아있는 진정한 진보주의자라 할 수 있다.
증평을 지나면서 퇴근 차랑에 밀려 도로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나는 충북광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에 대해 우선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슈에 따라 우왕좌왕해서는 온라인 조직인 시민광장은 초기의 탄력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청치적 방향과 지향점을 확고히 하는 것이야말로 급선무라는 것이다.
둘째는 경제환경의 몰락에 따른 청년층의 정치 무관심과 정치 혐오현상을 넘어서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첨맘이 6개월이라는 시한을 못박았지만, 강연이나 대민 접촉의
결별을 선언한 현재, 아무래도 인물이 중심이 되는 이 땅의 정치 현실에서 주인공의 증발(?)은
구심점과 탄력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선거가 정치적으로 가장 큰 이슈인바
대선과 총선이 4년 후에나 열린다는 점은 첨맘 개인이나 광장 구성원들의 밀도나 열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모임장소인 '목장가는 길'에 약속한 8시에 들어섰다. 충북광장 대표일꾼인 로시난테님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주차때문에 몇바퀴를 돌다 간신히 차를 박아 넣고, 40여분을
기다려서야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진천광장의 대표인 생긴 모습같은 닉네임인 황소님과
일행이 모습을 보였고, 단양과 제천에서 회원이 속속 도착했다. 시간상 9시에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늦은 저녁을 시작했다.
각 지역광장의 부실로 인한 온라인 부실의 대책은 개별 광장이 충북 광장이라는 하나의 장소로
집결하여 활동하는 것으로 결정지었고, 대표자와 운영진 선임의 건은 온라인으로 더 토론하기로
했다. 10시 30분이 넘어 식당을 나오며 집으로 오는 길은 온통 안개 속이었다. 경광등을 켜고
엉금엉금 기면서 12시 가까워서야 충주에 도착했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안개 속에서 끝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