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미 금융위기가 아시아에 주는 교훈<펌>

체 게바라 2008. 10. 21. 21:12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란 말은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의장이 1년 전에 쓴 책의 제목이다. 그러나 이제 이 단어는 그린스펀이 만들어낸 아시아의 어려움을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펀은 지난 9월 초 뉴욕 경제클럽에서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는 매우

드라마틱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될지도 모를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반대로 아시아에 타산지석의 교훈을 준다. 그 교훈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 규제(regulation)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위기가 깊어지면서 미국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그림스펀은 상당히 비난받을 만하다.

그는 FRB에서 18년을 보내면서 위험한 투자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반대하는

싸움을 벌여왔다. '시장 효율성'이란 이름을 내세워 말이다. 조지 소로스 류의 투기자들은 "우리는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에 대해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워런 버핏을 포함한  

비지니스 리더들은 파생금융상품을 '금융을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이 무기의 사용을 옹호했고, 파생금융상품이 시장에서 위험을 없애줬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는 1997년

니전 정책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월가를 파괴시킨 경험을 되풀이해서도 안된다.

그렇다. 시장은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투자자들이 과도한 차입투자로 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충분한 감독이 필요하다.

 

둘째, 투명성(transparency)이다. 금융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금융을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미국 증권위원회와 스탠더그앤푸어스(S&P) 무디스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금융 연금술사 

(financial alchemist)'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만 사로잡혀 있다. 월가의 CEO들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문제는 많은 은행들이 엔론(과도한 파생상품 투자로 2001년 파산한 에너지 회사)

처럼 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위험한 투자를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과도한 위험을

떠안고 '창조적' 회계를 하도록 조장하는 보상 시스템이다. 앞으로 시장은 더욱 게방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도 사법부나 중앙은행, 감사기관 같은 믿을 만한 기관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셋째는 이데올로기(ideology)이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달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을 발표하면서

은행 지분 인수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유는 시장 경제 원리에 맞지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뒤 

시장이 추락하자 백악관은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부시 행정부가 조금 덜 이데올로기적인 반응을 

보였더라면 2주일 동안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주식시장 추락은 피할 수 있었다. 원론에 시로잡힌

정책 결정보다 과감하면서도 창조적이고 유연한 행동이 아시아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긴요하다.

 

넷째는 다양성(divercity)이다. 미국 경제에 주택시장이 전부처럼 된 것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경제는

지나치게 미국이 전부인 것처럼 됐다. 중국의 연 10% 성장율이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14조 달러의 미국 경제가 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와 같은 '블랙 스완 효과 (정상적인 

사고로는 예측하기 힘든 일이 일어나는 현상)'가 나타나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아시아는

중동이나 라틴아매리카, 그리고 또 다른 신흥 지역과 유대를 강화해야 유리하다.

 

다섯째는 협력(coordination)이다. G7(선진 7개국)이 이번 위기에서 너무 늦게 모였던 것은 새겨

들어야 할 대복이다. 주말에 세계 최고 부자 나라들이 모여 은행 붕괴를 막기 위해 납세자의 현금까지

겠다고 했던 그 노력이 시장을 가라 앉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헹동이 열흘 먼저만 나왔다면

좋았을 것이고, 미국 관리들도 세계의 호응을 얻기위해 더 열심히 일했어야 했다.

 

지금 아시아 지도자들은 공동 금리 인하와 은행 지급 보증을 고려해야만 한다. 1990년대 이래 축적된

수조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아시아 구제금융 펀드'에 공동 출자할 수도 있다. 아시아는 단지 말로만이

아니라 역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역내 협력과 현명한 정책 결정이 아시아가 격동의 시대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윌리엄 페섹(불룸버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