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가을, 여름을 이기다
체 게바라
2008. 8. 18. 11:25
입추를 지나 처서를 앞두고 가을을 준비하는 장맛비가 잦아졌다.
새벽에 추위에 잠을 깨어 베란다로 나가니 내리는 비의 습도와 함께
갑자기 예기치 못한 서늘한 바람이 팬티 속으로 쳐들어와 화들짝 놀라게 했다.
그러니 사물의 모든 것에는 때가 있음을 알게 한다.
더울 때가 있으면, 추울 때가 있고, 늘 청청한 날이 있으면
줄창 비내리는 날들도 있으니, 어찌 세상이 고정된 바 있겠는가?
모든 것을 벌겋게 들끓게 했던 더위, 34~5도를 넘나들던 기온과 밤에도
더위를 견디지 못하게 했던 열대야의 나날들은 지난 6월 초부터 계속되어
'진짜 못살겠다'는 말을 투정처럼 되뇌이었것만,
벌써 서늘한 추위를 느끼는 절기를 맞게 되었으니
여름아, 너도 이제 가을에게 진 모양이다.